지난 화요일 고등학교/대학교 선배님에게 연락이 왔다.
집도 가까워서 학창시절에 참 친하게 지내던 형님이였는데...
졸업하고 먹고 사는 일에 바쁘다 보니 형님 결혼식에서 본게 마지막이였나 싶다.
국내 굴지의 그룹이라는 S그룹 공채로 입사하였던 형님인데
갑작스러운 연락에 간단히 소주한잔 하기로 했다.
반갑게 만나 이런 저런 그 동안 살아온 이야기, 선후배 소식 이야기등등 소주 몇잔에 얼굴이 붉어지며, 목소리를 높여 갔는데...
문득 문득 비춰지는 형님의 얼굴이 예전 학창시절의 밝은 모습만은 아니였다.
형~~~ 근데 무슨일있어? 말해봐...
소주 한잔을 단숨에 비우고는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잘나가던 대기업에 입하사여 10년 정도를 인정받으면서 회사생활을 하던차에...
회사가 흥하면 어려운 시기도 있는 법이라 했던가...
그간 좋은 실적을 내던 회사가 근래 좋지 않은 상황이 되자 그룹사 전체적으로 구조조정이 시행되었고, 형님은 그간 몸담고 있던 회사를 떠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단다.
헌데... 옮긴 곳의 업무가 낮설은 것은 당연한 일이요.
이제 40을 목전에 앞둔 형이 새로운 회사의 분위기에 융화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던 차에 회사로 부터 장기간 해외출장의 업무를 받았다고 한다.
파견 형태로 가족들과 같이 이민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 혼자 장기간의 해외파견을 나가야 하는 업무. 어찌보면 대기업에서 구조조정의 전형적인 방법이다.
(나 역시 그런 분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왔다.)
해외 파견 근무를 거부하면 퇴직과 함게 위로금을 받는 단다.
(하긴 S 그룹사니 위로금이 있는 거징... 타회사는 그런것도 없다.)
나도 크게 다른 사정은 아닌지라...
형에게 뭐라 해줄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냥 항상 하던 입바른 소리, 교과서 같은 이야기로 목청을 돋우다가 술만 마셨다.
형 힘내세요...
예전에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이제는 형이나 나의 모습이 되어 있네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나 선배들도 꿋꿋하게 잘 헤쳐나갔잖혀요...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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