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컴퓨터 #4
* 스님과 컴퓨터 4부 *
무서운 예순살놈 바이러스에 걸려 모든 자료를 다날리고 컴퓨터를 망쳐버린 스님의 분노는 온산을 폐허로 만들었읍니다
그리고 마을의 개들도 모두다 그의 분노의 희생물이 되었읍니다
한바탕 분노가 지나간후 그는 다시 절로 돌아오지 않았읍니다
근처의 산속에서도 .산아래 십리밖 마을에서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읍니다
계절이 지나갔읍니다 찬바람 불던 겨울이 지나고 살랑거리는 바람과 싸구려 칼라 모니터 같이 아지랑이가 아른 아른 살살 길바닥에 피어나면 동네 처녀들이 소팔고 땅팔고 노름판에서 겨울 내내 "섯다" 해서 딴돈으로 서울로 쇼핑가는 봄도 지나고 땡칠이가 걱정이 태산같은 여름이 왔읍니다 .
드럽게도 뜨거운 여름 햇빛이 해수욕장 처녀들의 옷을 홀랑홀랑 벗게 하는 여름 어느날 서울로 가는 산골 길 옆에 남루한 스님 하나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동자스님이었읍니다.. 그는 바이러스에 걸려 절을 뛰쳐나온후 속세를 방황하며 다녔읍니다
그리고 흘러 흘러 컴퓨터와 믿음과 속세의 인연 사이에서 방황을 하다가 남쪽 아랫지방 까지 흘러 왔읍니다
그리고 오랜 고심 끝에 자기를 버린 부모의 얼굴을 한번 보아야 겠다는 생각에 서울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버스가 오자 스님은 잠깐 생각하는듯 하더니 올라 탔읍니다
시골버스 였기 때문에 아직 안내양이 있는 버스였읍니다
뒷자리에가서 의자에 몸을 파묻힌 스님은 자기가 자라나온 과정과 앞으로의 자기생과 이제는 자료가 다 날아가버린 불쌍한 컴퓨터를 보면서 갚은 생각에 빠졌읍니다
잠시후 안내양이 차비를 받으러 그가 앉아 있는 좌석 가지 왔읍니다
어디까지 가냐고 물은 다음 동자스님에게 차비를 받으려 손을 내밀었읍니다 동자스님은 난감 했읍니다 중이 무슨 돈이 있겠읍니까 ?
내민 차장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님은 차비대신 안내양의 손을 꼭쥐며 조용히 말을 했읍니다
"나무아미 타불 !!관세음 보살!! 처녀가 고생이 많구려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복을 받을거요 !! 나무 관세음 보살 "
그리고는 안내양의 눈길을 외면한채 창밖으로 눈길을 돌렸읍니다 스님은 차비가 없어서 아주 불안 했읍니다 그래서 대강 "스님 교본"에 나온대로 버스타는 요령에서 배운대로 했읍니다
그러자안내양이 아주 냉정하게 스님을 보며 말했읍니다
" 나무아미 타불 돈내라 보살 !!!서울까지는 8000원이다 보살 ! 군경학생은 할인된다 보살 !! 중은 할인 없다 보살 !! "
(음 ~ 강적인 안내양이군 ~)
" 나무아미 타불 돈없다 보살 ! 날잡아 잡수! 보살 !! "
안내양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 갔읍니다
" 나무아미 타불 관둬라 보살 ! 내려라 보살 ~ "
중이 공짜 좋아하니까 머리카락이 없다 보살 !!
강제로 서울가는 버스에서 쫏겨날 위기에 처한 스님은 아주 난처했고 버스에 탄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모아지자 얼굴이 뜨거워서 견딜수가 없었읍니다
할수 없이 그는 행낭을 뒤적거려 3.5인치 디스켓을 꺼냈읍니다
" 음 ~~ 안내양 이것으로 차비가 될수 있을 것이오 ! 이것은 컴퓨터 에 쓰는 언어인데 TURBO-C ++ 이오.
OOP (객체 지향 프로그램) 인 볼랜드 사의 최신 버전이오. 아마 시중가격으로 60만원이 넘는것으로 알고 있소 !이것으로 차비를 대신할까 하오 ! 나무 관세음 보살 !! "
"나무 관세음 보살 ! 차비는 현금 박치기라네 보살 !"
안내양이 냉정하게 말하자 동자 스님은 화가버럭 났읍니다
행낭을 확 열어 제끼더니 3.5인치 디스켓을 대여섯장 꺼냈읍니다
" 나무아미 타불 지독한 년 이구나 관세음 보살 ! "
그것도 모자란다면 이것 까지 드리겠오..이것은 오토 캐드 릴리즈 10 버전인데 아마 시중 가격으로 300만원이 될것이오
소승 가진게 이것 밖에 없으니 이거 라도 받아주오..
보시를 베풀면 다음생에서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릴것이오 나무 관세음 보살 ! "
" ( 호호호 ~ 이게 웬떡이냐.. 이거 받아서 얼른 안내양 생활 때려치고 작년부터 날따라 다니던 임찬씨랑 결혼 자금 으로 써야지..)
안내양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 그러나 겉으로는 나타나지않게 냉정하게,, 할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디스켓을 받을려구 하는데 아까 부터 보고 있던 옆 자리에 앉은 60살 정도 되어보이는 시골 할머니 하나가 갑자기 말을 했읍니다
"아이고마 ~~ 스님양반! 어떻게 점잖은 스님이 사기를 치시우?"카피한 디스켓을 원판 처럼 속이시우 ? 내가 비록 시골 할망구이지만 집에서 캐드 시스템으로 메주 설계를 하는 사람이우 내가 작년에 오토 캐드 카피한거 잘못 썼다가 프로그램 인스톨이 안돼서 매주 장사 죽쑨적이 있었다우!!
그리고 TURBO-C ++ 는 뻑 (버그) 이 있는 프로그램 아니우 ?
내가 그거로 메주 재고 관리 프로그램 하나 짰다가 디버깅하느라고 영감한테 얼마나 구박 받았는지 아우 ? 객체 지향은 무슨 개코나 객체지향이우 ? OOP 가 그렇게 쉬운것인지 아시우 ?
"(음 ~~저 할망구가 장사 잘되어가는판에 완전히 고추가루 뿌리는구나 )"
" 나무 관세음 보살! 임병할 ! 할머니가 무슨 컴퓨터를 안다고 그 야단이신지요 ?"
" 에구 ! 스님양반 사람 얕보지 마시우 내가 이래뵈도 이야기3.9버전을 만든 하늘송아지팀의 리영상이 친할머니라우 !! "
"(음 ~ 임병맞을 .. 오늘 재수 드럽게 없다.. 왜 하필 저할머니 옆에 앉을게 뭐냐 )
속세를 방황하며 성격이 날카로와진 스님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 쳤읍니다
"안내양 좋은게 좋은거라구 그냥 갑시다 .내가 돈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닙니까? !이승에서 좋은일 하면 저승에서 복받습니다
안내양 시주님의 성함은 무엇인지요 ? 내가 시집갈대 부조금 빵빵하게 내지요 한번만 봐주시오 ! "
하지만 안내양은 굽히지 않았읍니다
"돈없으면 절에가서 빈대떡이나 부쳐먹지 뭐하러 버스를타욧 !
내이름은 신정숙입니다만 스님의 부주금은 필요없으니 그냥 내리세욧 ! 시집못가서 열받아 죽겠는데 씩씩 ~~"
결국 버스에서 슛겨나고 말았읍니다
서울로 자기를 버린 부모님을 보러가려던 꿈은 죄절될위기에 놓였지만 스님은 포기할수 없었읍니다
혈육의 정이라기 보다도 분노였기 때문이었읍니다
자식을 버렸다는분노....
고생고생 한끝에 새벽에 부산서 서울로 올라가는 생선 트럭을 얻어 타고 겨우 서올로 올라왔읍니다
낙동강에서 잡은 고래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까지 운반하는 트럭이었는데 하마터면 스님은 고래에 깔려죽을 뻔 하기도 했읍니다
....
한편 몰래낳은 자식을 산속 절에 맏기고 양가 집안의 반대를 부릅쓰고 사랑만으로 몰래 변두리에서 살림을 시작한 스님의 부모는 그들이 생각해던 대로 행복한것만은 아니었읍니다
***** 스님과 컴퓨터 4부 끝 *****
편집자주 )
시골 버스안내양을 조심하십시오..실제로 김 X 국 이라는 사람이 옛날 20대 초반에 무전여행하다가 버스 차비가 모자라 이름
모를 산골에서 시골 버스 안내양에게 맞아죽을 뻔 한적이 있었읍니다 (그것도 200원 모자란다고..)
무전여행이라고 버스비도 없이 떠났다가 행려사망자가 되는수가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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