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부의 세상 훔쳐보기

슬픈 현실

nullzone 2008.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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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가 뜬금없게도 내 생일이였다.

(이제 나이 40이 멀지 않았다. 슬프다)

 

생일이 특별하지도 않은 날인데 장모님과 식사를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장모님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신다.

그러더니 주위를 둘러보시면서

"자네는 지금 이명박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어쩌구 저쩌구~~~"

 

"나이들고 주책없는 소리일런지 모르겠지만...

 뭐하나 맘에 드는 구석이 없구먼. 아주 사람들 모두다 잡아가려고 작정을 한거 같아"

하시며 다시한번 목소리를 낮추시고 주위를 계속 두리번 거리다가

행여 사람이라도 지나가면 얼릉 말문을 멈추신다.

 

"뭐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니 그 정통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명박대통령을 싫어하는 건 정책들이 모두다 제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보면

 신뢰하거나 믿을만하거나 정말로 서민을 위한 정책은 찾아 보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어머니 괜찮아요. 그렇게 조심조심 이야기 안하셔도 되요.

주위사람들 눈치 않보시고 말씀하셔도 되요 "

 

"아이구 이 사람아... 그래도 조심해야돼"

하시며 화제를 돌리신다.

 

나이 70이 넘으신 장모님이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시니 나도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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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천정의 형광들을 마주 보고 있으니

장모님의 이야기 하는 모습이 자꾸만 잊혀지지 않는다.

 

박정희 정권시절은 전혀 모르는 나다.

전두환 정권시절은 세상을 많이 알던 시기가 아니였으니...

 

장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앞으로 머지않아 어두운 곳에서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세상이 올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설마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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