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컴퓨터 이야기

허큘레스의 슬픔 3

nullzone 2017.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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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큘레스의 슬픔 3

글: 김현국(Hitel ID=pctools)


허큘레스의 슬픔 3 


코텔 사건이후 의욕을 잃은 이준혁은 매사에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덧 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또 오고 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눈부시게 아침 햇볕이 방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현대 슈퍼 16-E 에도 비추고 있었습니다.


학교의 보충수업이 끝나고...반 친구 아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산반 아이들로 보였습니다..

자신도 컴퓨터가 있기에 충분히 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simvga 가 있기에 더욱 자신있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애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였습니다..

아이 1 : 응 !..난 486 을 새로 장만했는데..수퍼 VGA 가 쓸만하더라구..

        나 같이 그래픽을 전공할 사람으로 선 말이야..

        속도도 110Mhz 로 상당히 빠르지..뭐 별 무리는 없어..

        

아이 2 : 대단하구나...난 58Mhz 짜리 386 을 쓰는데...너 얘기를 들어보  

        니, 부럽다 야...뭐 난 하드가 200 메가라서...충분히 활용하고

        있지...속도는 만족하는 편이야...큰 불편은 없어..

        

아이 3 : 으아 ~...난 286 인데...요즘 게임이..386 용으로 나와서..

        내 컴퓨터에 깔면 글쎄 하드를 한참이나 읽지 뭐니...

        으아..좀 불편해. 속도도 그리 빠른 편도 아니고...

        그렇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억지로 쓰고 있어..한땐 좋았는데..

        

아이 1 : 음..좀 힘들겠다 286 이라니..386 디럭스로 바꿔보지그래..

아이 2 : 아참 !..준혁이도 컴퓨터가 있지?.. 너 컴퓨터도 좀 소개해봐.

아이 3 : 맞아..! 이애는 상당히 일찍 시작해서..지금 시스템이 어마

        어마 하겠다.!..와..어떤거 쓰니?..

        

이준혁 : ....저기...저기.....매점 가서 뭐 사먹지 않을래 ?...

아이 2 : 뭐야 ? 386 이야 ? 486 ? 뭐야 ?..

이준혁 : 응...응...배고프지 않니?.....날씨가 좋구나...

아이 1 : 뭐냐니깐?...빨리 말해줘 모두 긴장 하잖아..

이준혁 :..으윽...현대...슈퍼...16...E..인데...  요즘은 simvga 를 써서...근데.......



갑자기 맑은 하늘에 천둥을 동반한 벼락이 쳤습니다.!

아이 1 :  에니악을 쓰겠다..!

아이 2:  우리민족의 비극이다.. 

아이 3 : 오늘 너와의 5년간의 친했던 교재를 끊겠다..

아이들은 자리를 물러 났습니다. 침까지 뱉었습니다.

주먹으로 치려고 까지 들었습니다.


이준혁은 바닥만 멀뚱히 쳐다보며 잠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자신의 화려했던 컴퓨터 경력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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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만 해도 담임이..

" 콤푸타 있는 사람 없나 ? " 하면 이준혁은 갑자기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며...목소리를 지긋이 깔고..

코리아나가 " To the Victory !! " 할때 같이..멋지고 유연하게 손을 든 기억이 났습니다..

" 접 니 다 ! 선생님. 8 비트도 아닌 16 비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속도는 8.25 Mhz 이며 디스크 드라이브가 자그마치 2 대가 장착되있고

시스템은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소프트 웨어 사의 MS-DOS 2.0 을 쓰고 있지요..

특히 도스를 띄울때 깡통찌그러지는 소리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


담임은 질새라...

" 으야..준햐기가 억쑤로 좋은 콤푸타를 가지고 있네.

  속도가 8.25 Mhz 면 으억쑤로 빠른것이네 그려..

  KBS 가  89.1 Mhz 잖아...대단하네이..."

  아이들은 부러운 눈치로 " 와 ~" 하면서 준혁이를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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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밖에..애들이 숨어 담배를 몰래 피우는 아름다운 광경을 지켜보며 다른 생각도 떠올랐습니다..

테트리스를 소련에 아는 KGB 한테 얻었다고 속이고..아이들한테 50원씩 받고 시켜준 기억도 났습니다.

학교에 쓸데없이 텅텅빈 3M 공디스켓을 괜히 가지고 다니며 아이들의 눈길을 끈것도 기억이 났습니다.

아이큐 2000 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한 아이를 팬것도 기억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흘러간 일이 되었습니다..

  이준혁은 창밖을 보며...갑자기 감상적인 아이가 되었습니다.

  ...

  ..


  수업시간

  국어 수업시간에 여느때와 같이 졸고 있는 이준혁..

  국어 선생은 참다 못해..교탁으로 대가리를 찍으면서 깨웠습니다.

  " 이준혁 !...일어나지 못하노 ? "


  준혁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깻습니다..

  " 이준혁..국어를 잘하나 본데...이것좀 해석해 봐라.  한자성어 " 요지부동 " 의 뜻이 뭐노 ? "


  이준혁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  '요지부동' 의 뜻은 ' 이쑤시개는 움직이지 않는다 ' 입니다..

  하하 절 뭘로 보시는지.."


  선생은 한참 쳐다보더니..

  " 이 싸가지 없는 자슥아...대가리엔 든것도 없으면서 수업시간에

    엎어져 자는건 뭔 개싸가지냐 자슥아..이 자슥이 아침부터

    사람 빡 돌게 만드네..너 이리 와봐 !~!~ 자슥아  "


  이준혁은 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 국어선생님이란 분의 언어구사 능력이 매우 뛰어나시군요..하하.

    일찌기 소크라테스는 " 너 자신을 알라 " 라고 무지의 자각을 일깨웠지  

    만 무지는 결코 죄가 아닙니다..왜 냐면 인생은 잠시 흘러가는 바람이

    기 때문이죠. 공수부대 공수거란 말도 모르시는지 

    그렇습니다.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이나 순자의 성악설..등의 어귀를 

    인용하면...자신의 시스템이 허큘레스 이거나 VGA 이거나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그런 소리를 하시는지요?  

    선생님같은 분도 인생철학을 논하는지요 ?  

    빨리 대답 해보시죠 ?

    애들 풀어놓기 전에.."

  

    교실안에는 아무소리도 안들렸습니다..

  

    다만 정적을 깨는 외마디 비명 밖에... "으아아아아------악!!"

  

학교를 파하고 방안에 틀어박혀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시스템 제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다만 내가 가진 시스템을 충분히 활

용하면 그 이상의 효과는 없는것이다..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힘을내

자 ! 우선 통신계의 발전에 한 몫을 하자.



  이준혁은..잘난 세진키보드를 마구 두드리며..코텔로 향했습니다.

  많은 역경과 고통을 지나 코텔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마음은 더더욱 즐거웠습니다..철학적이고 시적인 아이가 되어간다는 기분이 었습니다 비록 혼자 쓸데없는 주접떠는거지만.

  통신의 꽃인 대화실로 갔습니다..통신계의 발전에 이바지 하려고 여러 토론을 구상하고 방제목도 센티멘탈 하게 " 카페에 앉아 그리운 이를 기다리지만 다가서는 발자욱 대신 촉촉히 스며드는 바이얼린 선율.."로 했는데...제목 입력이 20자 제한이라 비밀번호로 입력하려고 한 " 에라이 썅 " 이 방제목이 됐습니다..


 


  대화방에서 사람을 기다리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혼자 고독을 씹으며..죄없는 전화비만 날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누가 들어 왔습니다..



  #### 주글래 (killyou) 님이 들어왔습니다 ###

  이준혁 (norifan) 안녕하십니까 ? 전 이준혁이며 통신계에 이바지

                  하기 위해 대화실을 개설했습니다..저와 함께 

                  통신계의 문제점및 발전에 관해,..다양한 시각과

                  날카로운 관찰력과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정보화 사회에 이바지할수 있는길을 함께              

                  모색해보도록 합시다..여러가지 의견과 함께

                  멋진 토론을 해봅시다..  

  주글래 (killyou)  싫어 병신아 !



  #### 주글래(killyou) 님이 퇴장했습니다 ### 

  한없는 허탈감이 밀려왔습니다..

  아직은 통신문화의 길은 멀었다며 낙담을 하고..

  예전에 이준혁 같았으면 불러서 밟고 캡춰해서 자기가 욕한건 지우고 시

삽한테 꼬발렀으나...이젠 그런 의미를 잃었습니다. 자기와 의견을 같이 하

는 사람이 모여 얘기를 한다면 더욱 발전하리라 생각하고 비비에스를 개설

하기로 했습니다.

  

  비비에스 개설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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