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봤다. 전편을 모두 봤지만 유난히 PART6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었다. PART6는 바스통의 숲에서 고전하는 이지 중대의 의무병 '유진 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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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상자에서 붕대 하나 슬쩍해도 될까요?"
"자네 상황은 어떤가?"
"혈장은 없고 붕대 몇 개만... 몰핀도 없습니다. 사실 3대대에 가서 빌리려고 했습니다만 가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바스통에 고립된 대대에는 모든것이 부족하다. 의무병인 유진은 부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필사적으로 의료품을 구하려하지만 좀처럼 구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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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제가 보살필 사람이 적게 해 주십시오. 이해하는 만큼 이해하게 해 주시고 사랑받는 만큼 사랑하게 해 주십시오... 모든 걸 바쳐서."
호 속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유진. 하지만 바스통의 숲에서 들리는 기도 소리에 신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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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크, 큰 상처는 아냐"
"정말?"
(붕대를 감아주고 몰핀을 놔주려 하지만 시스크는 사양한다)
"몰핀을 아껴, 난 견딜 수 있어"
"알았어... 자, 후송하자"
호 속에서 기도를 드린게 바로 전날이다. 하지만 그가 보살펴야 할 사람은 끝내 나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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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성당에 임시로 마련된 구호소. 정상적인 의료활동은 꿈도 꿀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죽음이 넘실거리는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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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초콜릿을 던져주며) 당신거"
그리곤 웃는다.
마을에 혈청을 구하러 간 유진은 그곳의 간호사 '르네'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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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뭐라고 하지? 루이지애나의 치료사들"
"'트레튜어'야. 우리 할머니도 트레튜어였지."
"할머니가?"
"응"
"거짓말아냐?"
"정말이야"
"신에게 자신이 가져간 병에 대해 말씀하셨지. 신에게..."
"맙소사, 아직도 왜 내가 의무병에 뽑혔는지 몰라. 신 만이 아시겠지. 손가락을 탁 치더니 의무병이래.... 의사 놀이도 지겨워. 넌 어때?"
유진은 그 물음에 대답하지 못했다. 그 역시 어째서 자신이 의무병에 뽑혔는지 모른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상처를 지혈하고 몰핀이나 놔주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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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당신 손"
"손?"
"당신은 좋은 간호사요."
"아뇨, 이젠 환자 보기 싫어요. 차라리 정육점이 낫지."
"당신의 손길은... 환자를 안정시켜요.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선물 같은게 아니예요. 신이 이런 형벌을 내릴 리 없어요."
다시 찾은 마을. 유진이 르네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르네의 손은 항상 피로 얼룩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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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가 애써 먹는 초콜릿은 결코 달콤하지가 않다. 그것은 발렌타인의 초콜릿 같은 것이 아니다. 비릿한 피내음이 코끝을 자극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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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가씨 사진이야.:"
"이쁜대요? 벅"
"이젠...나랑 헤어졌지."
"그래요?"
"그래, 그러니까...(기가차다는 듯 웃기만 한다.)"
"딱 크리스마스군요."
"...딱 크리스마스지."
벅 콤튼 중위는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받지 못했다. 받은 것은 애인으로부터 날아온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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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마을로 내려가서 따뜻한 음식이라도 좀 먹고 와."
"..."
계곡에 요정같은 것은 살지 않았다. 불을 피웠다가는 어김없이 박격포탄이 떨졌고 또다시 희생자가 나왔다. 대대장인 윈터스 대위는 유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잠시 마을로 내려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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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마을은 독일군의 공습으로 아비규환이다. 구호소가 있던 성당은 폭격을 받아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무너진 잔해 속에 르네의 파란색 두건이 떨어져있다. 유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두건을 가지고 무너진 구호소를 뒤로한체 부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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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유진, 나보고 베이브라고 했어.
"내가? 언제?"
"방금..."
"베이브... 내가 그랬군."
"(장난스럽게 유진의 표정을 흉내내며)베이브~"
"헤프론, 앞이나 잘 봐."
그리고 헛 웃음을 켜고 만다.
일전에 유진의 가위때문에 손이 배인 헤프론. 붕대를 찾던 유진의 손에 르네의 두건이 잡힌다. 잠시 망설이던 유진은 이내 두건을 찢어 헤프론의 상처를 감싼다. 그것이 지금 유진이 할 수 있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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