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N사에 회사가 합병되면서 N사 직원이 되었다.
벤쳐에서 같이 일하던 모든 친구들이 엔터테인사업부로 소속되었고,
가장먼저 준비한 일은 링크로(외주) 운영되던 한게임의 VOD 서비스를 내부 서비스로 변경하는 일이였다. 벤쳐에서 만들어 놓은 P2P를 이용한 대용량 솔류션 기술을 이용하여 동영상 플레이어를 만들었다.
일부 한정된 고객만이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나에게 이 작업은 너무나 힘든 작업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VOD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서비스/운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뒤에 발생했다.
개발업무를 6년 넘게 해 오던 나에게 회의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개발을 좋아하고 재능도 (어느정도)있는 것 같고...
그러나, 과연 개발을 잘해서 노후에도 먹고 살 수 있을까?
라는 단순한 명제 앞에 개발에서 손을 떼고 기획업무를 맡게되었다.
사실 말이 기획이지 운영,영업을 조금씩 같이 병행했다.
그러면서 부서장님(벤쳐시절 사장님)과 같이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자...
PC에서 공중파를 비롯해 원하는 동영상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그런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자. 그래서 또 한번 시작했다.
약 6개월정도 관련 일을 진행하다 보니 돌파되지 않는 난관에 부딪히게되었다.
1. 콘텐츠 수급이 안된다.
2003년만해도 사용자들이 볼만한 콘텐츠는 방송사, 일부기획사 들이 독점하고 있던 때이고, 이를 인터넷으로 공급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괜찮은 컨텐츠의 경우 방송사나 기획사, 배급사들이 그 권리를 쉽게 포기 하지 않았으며, 어렵사리 허락을 받은 콘텐츠 역시 수익쉐어 비율면에서 수지파산이 맞지 않는 요구를 해오는 상태였다.
이렇다 보니 개봉일이 1년 넘게 지난 영화 수천편을 제공하는것이 고작이 되었다.
2.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다.
대중화 되지 않은 공급자(CP), 사용자의 의식
고화질의 동영상을 끊김없이 볼수 있는 인터넷 망(여기서 말하는 인터넷 환경은 광랜서비스와 같은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의미한다.), 디바이스(컴퓨터) 가 요구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다.
3. 킬러애플리케이션의 부재
처음에 생각했던 모델은 단순히 VOD만을 제공하여 주는 모델이 아니였다.
일반적으로 TV, 영화관, 라디오, 신문, 잡지와 같은 과거 미디어 매체는 One-Way 방식인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장점이 무엇인가? 바로 Interactive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이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없었다.
4. 수익 모델이 없다.
아마도 사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였나 싶다.
N사가 현재 대한민국의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포털이고 엄청난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지만, 이 당시만해도... 벤쳐회사였기에 빠른 수익모델과 수익을 원하고 있었다.
철지난 영화를 한편에 2000원의 요금을 받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 주요 수익 모델이였다.
여기에 콘텐츠제공자, 네트웍비용, 스토리지비용 이런 관련 비용을 떼고 나니 막상 수익이 매우 미비했다.
크게 4가지 요인으로 보는데...
재미있는 것은 기술력(S/W)의 문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마도 위의 4가지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을 뽑으라면 1, 4번이 아닐까 싶다.
콘텐츠의 원할한 수급이 되었다면, 뚜렷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여담으로 그 당시 기획했던 아이템 중 하나를 이야기 해보자면
콘텐츠를 여러사람이 동시에 구매하고, 이를 동시에 시청하면서 채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보자라는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다.
그 당시 그래도 돈 벌이가 되었던 콘텐츠는 성인물(누드집.. 거의 최고의 붐을 이루었다.)이였다.
이 성인물 콘텐츠를 어두컴컴한 밤에 혼자서 PC앞에서 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고는
여러명이 동시에 보면서 서로간의 채팅을 만들어서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여기에 컨텐츠를 다수가 공동구매하여서 일정시간 동안 볼 수 있는 권리를 주면 어떨까?
4년이 지난 지금 와서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IPTV에서는 필요악이 될 수 있겠지만 성인물, 오락성(사행성이라 이야기 할 수도 있겠다) 콘텐츠와 재미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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