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컴퓨터 이야기

IDC까지 달려간 이야기

nullzone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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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까지 달려간 이야기


2001년도 내가 마지막으로 개발을 했던 해일 것이다.


업무 일정에 맞추다 보니 저런 이유로 서버를 Windows2000에 오라클을 인스톨 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너무 바쁜 일정으로 인해서 서버를 직접 용산에 구매 요청하고 이를 IDC에 넣었다.

지금이야 관련 하드웨어 구매에서 설치, 셋팅까지 일괄적으로 해주는 팀이 존재하지만

그 때는 직접 개발팀장이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뒷전으로 밀리는 그런 형편이다 보니

급한 마음에 용산에 컴퓨터를 4대 주문해서 회사IDC로 발송했던 것이다.


IDC 관리자는 허걱 했을 것이다.

렉타입도 일반 데스크탑용 PC를 IDC에 넣고 서비스 하겠다니...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워낙에 시간을 다투는 일이라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나중에 천천히 바꾸겠다고 약속을 하고

무작정 서버를 집어 넣었다.


참로고 IDC가 어떤 곳이냐 하면

컴퓨터 서버들의 아파트 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컴퓨터의 크기로 판단하여 돈을 받는다. 즉, 컴퓨터가 100대가 입고되어서 IDC에 들어간다고 100대 값을 받는게 아니고, 100개의 렉을 사용한다면 100개의 렉이 사용하는 넓이만큼 돈을 받는 것이다. 

근래 서버용 컴퓨터는 모두 슬림형이다.


아무튼 일단, 하드웨어를 셋팅하고 나서 팀원들을 무자비하게 채찍질을 하여 개발을 일정에 맞추어 나갔다.

거의 개발일정에 맞출 무렵 아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하루에 2~3번은 서버 1대가 리부팅되는 것이다. 미칠지경이였다.

더구나 서버가 작업을 하지 않는 밤~아침까지는 멀쩡하던 녀석이 개발자들이 달라 붙어서 작업을 하면

느닷없이 리부팅이 되어 버리는 거다.


뭐가 문제일까? 아무리 로그를 뒤지고 허락 없이 서버에 직접 연결하지 못하도록 해도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는데 컴퓨터 로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 아닌가

단순히 "예기치 못한 이유로 인한 리부팅됨" 이런 로그만 남아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였다...

혹시 개발팀 녀석중에 누군가가 나에 대한 앙심을 품고 고의 적으로 이러는 건 아닐까?

IDC에서 골탕먹이려 전원OFF 하는 건 아닐까?

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모든 팀원들은 나의 눈치만 살핀다...

심지어는 개발하여 완료된 모듈을 서버에 올리지도 못한다. (허락없이 올렸다가 범인으로 지목 받을까봐~~~ 히히^^)


서비스 오픈 몇 일을 남겨두고 급기야 리부팅까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IDC에 급하게 전화하여서 컴퓨터를 수동으로 리부팅을 부탁했으나...

1분정도 리부팅 되어 돌아가다가 다시 죽어버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그디어 부장님이 야~~~~ 직접 가봐~~~


택시 타고 역삼동에서 목동까지 논스톱으로 달려갔다...

IDC에 홀로 버림받아 한구석에 덩그랗게 놓여진 서버 4놈이 보였다...

일단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하고 부팅부터 시켰다...

아무런 이상없이 잘 작동한다...

1시간, 2시간, 3시간 이상이 없다...환장하겠다...

포기하고 모니터 선을 뽑으려는 순간 헉~~~~

리부팅되는 그 순간을 보았다...

모니터에는 CPU Fail 이라는 선명한 글짜가 출력되면서 다시 또 리부팅을 반복한다. 


이 놈의 용산 폭파시킨다.... 우와~~~~~~

다행이 동일한 사양의 서버가 4대있어서 하드디스크만 변경하여 임시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괜한 의심으로 인해서 맘고생했던 팀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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