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비오는 날이면 가끔 집안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는 신문지를 펼치시고... 석유곤로(지금은 거의 없겠지)의 심지를 올리시고 불을 댕기셨다..
약간 시어져서 먹기에 적당한 김치를 밀가루에 반죽하여서 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익혀주셔던 부침개...(어흑~~~)
누나와 나, 동생은 이런 부침개를 어머니께서 하시면 조르르 방에서 맛있는 부침개를 기다리곤 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는 한장한장 부치시면서 접시에 가장 첫번째 부침개를 가져다 주셨다.
그러면 행여 뒤질새라 3명이 젓가락질을 분주하게 했고 첫번째 접시가 비워지면 빈접시를 들고
엄마옆으로 조르르 달려가서 다음 부침개가 다 되기만을 기다렸다.
이렇게 부침개가 되자 마자 접시를 들고 왔다갔다 한 4~5번을 하고 나면
항상 비어있었던 부침개는 어느덧 접시에 한두개가 쌓여가게 마련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3남매가 배불리 먹고 나면 그때서야 어머니 아버지가 약간 식은 부침개를 드셨던 것 같다. 이제는 어머니 아버지가 부침개를 예전처럼 해드시는지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스럽습니다.
몇 주동안 비가 오락가락 하다 보니 저녁 무렵 갑자기 어릴적 부침개가 생각났다.
출출하기도 하고 모처럼 휴일에 여유로운 시간이여서 즉시 동네 부엌을 뒤져 보았다.
음... 얼마전에 엄마가 주신 김치도 있고...(크크 부침개 하기에 딱 알맞게 익었다.)
부침가루는 헉~~~ 유통기한이 지났다.
즉시 동네 마트로 한달음에 달려가서 계란 과 부침가루를 사들고 후다닥~~
일단... 김치를 잘게 썰어야징... 쓱쓱~~ 싹뚝싹뚝~~~
뭐 다른 집에서는 부침개를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울 엄마는 김치를 썰어서 그대로 넣었다 가끔 물기를 쫘악~~ 빼는 집도 있는 것 같은데... 역쉬 울엄마가 해주신 것 처럼
그리고는 슈퍼에서 사온 달걀 한개 깨어 넣고....
부침가루를 넣고 자자 반죽이다...
조금 고민스러운게 반죽이 잘된건지??? 부침가루를 더 넣어야 하나? 아님 물을 조금 더 넣어야 하나?
대충 숟가락으로 쪼르르 떨어뜨려본 결과 대충 엄마가 하실때의 비슷한 모습이 나왔다..
크크~~~
자자 후라이팬을 달군뒤
헉~~~ 식용류가 유효일자가 지났다...
5초간의 고민 이걸 그냥 쓸까? 아님 다시 사올까?
에잇 귀찮은데 걍 고고~~(설마 죽기야 하겠어)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한수저 떠놓으니 캬~~~~~~~
지글지글~~~~ 음냐 금새 입안은 침으로 한가득
아~~~~~~~~~~~~~ 맛있다...
정말로 맛있다~~~~~~~~~~~~
이렇게 비가 주륵주륵 내리는 날에는 방구석에 앉아서 먹는 부침개가 일품이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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